남악…공공기관 등 80여곳 이전 서남권 핵심 거점으로 부상 무안 인구증가 효과 군단위 인구 1위 문제는 인구 증가주춤 성장 한계…2019년까지 인구 15만명 자족도시 ‘미지수‘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전남도청이 광주에서 무안군(남악)으로 옮겨온 지 지난 10월 15일이 10년이 됐다. 그동안 도청은 물론 76곳의 공공기관이 이전하면서 조성된 남악신도시가 서남권의 핵심거점으로 자리하면서 인구 8만을 회복한 무안은 해남을 제치고 전남 제1군의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남악신도시가 목포시와 인근 시·군에서 유출된 인구로 구성되고, 거점도시인 광주와 인접하면서 그 효과는 반감되고 있다. 화학·제철 등의 산업기반을 지닌 동부권에서 거리·심리적으로 멀어지고, 광주·전남의 동력이 집중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무안신문=편집부]
◆ 무안 서남권 핵심거점 부상 = 전남도청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전라남도 관찰부가 1896년 8월 4일 나주에서 광주로 옮겨온 지 109년만인 2005년 10월 15일 무안군 삼향면 남악리 일대로 이전했다. 이전 후보지는 1993년 무안군 삼향면 일원으로 결정된 뒤 그 과정에서 도청 이전 반대 시위와 시·도 통합 요구 등의 우여곡절을 거쳤다.
현재 남악에는 전남도교육청, 광주지검 목포지청, 전남지방경찰청, 광주지법 목포지원, 전남도선거관리위원회 등 공공기관, 금융기관, 단체 등 76곳의 공공기관이 입주, 명실공히 서남권의 핵심거점이 됐다. 이로 인해 석유화학·제철 등 산업기반을 지닌 동부권, 혁신도시 광주와 연접한 중부권, 공공·행정기관 중심의 서남권 등으로 전남도는 ‘삼분’됐다. 하지만 광주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이렇다할 산업기반을 갖추지 못한 서남권의 공공기관 이전 효과는 계획만큼 거창하지 못했다. 도청 이전 10년 뒤인 최근 목포·무안권의 인구 증가세가 정체 상태로, 소비·건설 등 지역경기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도 침체로 각각 돌아섰기 때문이다.
◆ 인구 8만 넘어 전남 제1군으로 = 지난 2004년말 무안군의 인구는 6만2472명이었다. 1967년 30만명을 넘겼던 인구가 목포, 광주 등으로 유출되면서 자칫 6만명선도 위태롭게 보였다. 하지만 2005년 남악신도시 조성은 무안을 전남 제1군으로 바꿔놓았다. 무안군의 인구는 2010년 9월 말 7만4061명으로 6년만에 1만1500여명, 다시 2015년 9월말 8만2026명으로 급증했다. 지난 1992년 8만2163명 이후 23년만에 다시 8만2000명 수준을 회복했다. 무안군은 지난해 9월말 현재 인구 7만6299명의 해남군을 밀어내고 명실상부한 제1군이 됐다. 무안군은 더 나아가 계획인구 2만2000명인 오룡지구가 개발되면 10만명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성장세 주춤 = 지난 6월 한국은행 목포본부가 내놓은 ‘전남도청 이전 10년, 지역경제 변화와 향후 과제’를 보면 남악신도시의 효과는 10년이 지나면서 쇠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전입인구의 73.9%가 전남지역에서 이주했으며, 광주에서 이사한 주민은 8.6%에 불과하다. 지난 2009년 이후 도청 이전에 따른 경제효과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목포본부의 분석이다. 지난 11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2004년말 880명(248가구)이었던 삼향읍 남악리 인구는 전남도청 이전 10년만인 9월말 현재 1만366세대 3만374명의 신도시로 조성됐다. 남악지구의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나 62.2%인 1만8865명(6150가구)이 목포에서, 15.9%인 4839명(1742가구)이 전남 타 시·군에서 주소를 이전해온 것으로 분석됐다. 남악신도시가 광주나 타 시·도가 아닌 목포와 인근 시·군의 인구를 받아 조성됐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 9월말 남악신도시 인구가 1만7949명(6191가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는 분명하지만 목포시의 원도심 인구가 유출되고 있다. 지난해 말 목포·무안권 인구는 32만1000명으로, 10년 전인 2004년 말보다 1만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옥암지구 인구는 2만4000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한,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목포시와 무안군의 연평균 GRDP(지역내총생산)는 각각 11.6%, 8.9%를 기록했으나 2009년 이후 목포시는 마이너스로 바뀌고, 무안군의 증가율 역시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거기에 2005∼2008년 4.0%였던 목포시·무안군 연평균 종사자수 증가율은 2009∼2013년 0.9%로 크게 축소되면서 전남 평균(3.3%)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형 소매점 매출, 건설업 업체 및 고용 증가율 등 각종 지표에서도 2000년대 초·중반의 상승세는 하락세로 전환됐다. 반면 지난 2004년 말 1920억원이었던 서남권 예금은행의 주택자금 대출은 2014년 말 5234억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목포본부는 “취약한 관광인프라를 확충해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해 서남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남악 2019년까지 자족도시 목표 = 남악신도시는 오는 2019년까지 4만5천가구 15만명이 거주하는 자족도시 조성을 목표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KTX 호남고속철 2단계(광주 송정-목포) 완공, 무안공항 활성화, 해남 기업도시 조성 등 인프라가 확충되면 서남해안시대를 열어가는 전진도시로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남도는 기대하고 있다. 또한, 도청과 유관기관 이전 뒤 목포와 무안지역에는 국제공항, 고속도로 등 광역 교통망이 확충돼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고, 아파트와 상가의 재산세, 도청 등 공공기관이 납부한 지방소득세, 자동차세가 늘어나 재산세가 증가하면서 서남권 경제규모가 확대된 것은 플러스 요인으로 꼽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남악신도시 인구가 많이 늘어나지 않는데다 나주에 광주·전남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앞으로 4년 동안 남악신도시 인구가 10만명 가량 늘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남도의 한 관계자는 “교통·산업·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지면 자족도시 조성이 가능하다”며 “천혜의 자연환경, 지역문화, 친환경 먹을거리 등 훌륭한 자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악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전남은 미래의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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