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노 전 대통령 '환황해권 신산업거점' 추진 무안공항과 목포 신외항 등 서남권 물류거점 조성 文정부 서해권 산업물류 교통벨트 추진에 '기대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낙후된 전남 서남해안권 발전에 공을 들였다. 서남해안권 발전은 1970~1980년대 수도권ㆍ동남권의 성장 거점축이 1992년 중국 수교 이후에는 서해안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당시 국가전략과 맞닿아 있다. 야심찬 계획들도 잇따라 발표됐다. 그러나 보수정권으로 교체되면서 노 전 대통령의 계획은 좌초되고 말았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서남해안권 발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한반도 신(新)경제지도'에는 목포와 수도권, 개성공단, 평양ㆍ남포, 신의주를 잇는' 서해안 경협벨트(이하 서해안벨트)'로 건설하겠다는 안이 포함돼 있다. '4ㆍ27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간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면서 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본격 추진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서해안벨트 건설안이 본격화되면 자연스럽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서남권발전구상도 수면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노 전 대통령의 서남권종합발전구상은 목포ㆍ무안ㆍ신안에 물류, 신재생에너지, 관광레저, 지역특화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통령의 서해안벨트 건설안도 산업ㆍ물류 위주다. 두 구상 사이에 교차점이 있어 보인다.
특히 서남권발전구상의 원조격인 서남해안개발사업의 총책임자는 당시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이었다. 그는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특보로 활동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집권초기부터 낙후된 전남서남해안 지역을 발전시켜 국가균형발전을 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와관련 서남해안 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이는 1개의 사업 내지 프로젝트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업과 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써 채워지는 일종의 '포괄적 사업구상'이었다. 지난 2005년 1월 문화관광부 주도로 서남해안 개발사업 전체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키로 했으며 그 사업의 명칭을 '서남해안 개발사업'으로 통일키로 했다.
당시 문정인 동북아위원장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이 사업은 무안, 목포, 영암, 해남 등 서남해안의 광범위한 지역에 물류, 사이언스파크, 바이오메디컬, 유기농가공, 관광ㆍ레저, 전시ㆍ컨벤션, 주거 등 다양한 경제거점의 구축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사업 추진과정에서 충남 당진의 행담도 개발 사업 특혜의혹이 불거졌고 동북아위 문정인 위원장과 정태인 비서관이 청와대를 떠나게 됐다. 사업 추진도 보류됐다.
이 사업은 지난 2006년 서남권종합발전구상으로 되살아났다. 그해 11월24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노 전 대통령과 관계부처 장관, 전남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낙후지역 투자촉진정책-서남권 종합발전구상'을 보고했다. 무안ㆍ목포ㆍ신안 등 국토 서남단의 낙후 지역을 인구 60만명의 환황해권 신산업 거점 중심도시로 육성한다는 구상이었다.
당시 참여정부는 무안 등 서남권에 무안국제공항, 목포대교, 무안∼광주 고속도로, 호남고속철도 등 교통인프라를 구축하고 물류, 신재생에너지, 관광레저, 지역특화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었다. 이를 통해 34만명인 해당 지역 인구를 57만명으로 늘릴 방침이었다.
장밋빛 전망이란 비판도 나왔다. 참여정부는 민자와 재정 등 총 22조원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민자 투자가 활성화될 지가 미지수였다. 이 구상은 이듬해 정권교체가 되면서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서해권 물류ㆍ산업ㆍ교통벨트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워 노 전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서남권종합발구상 추진에 동력이 붙게 될 지 주목된다.
이와함께 노 전 대통령은 21세기 환황해권 시대에 맞춰 서남권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한반도에 다핵형 국가발전축을 만들려고 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과 유사한 점이 많아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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