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5조원 규모의 국책사업인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위한 지방자치단체간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지역균형발전 차원의 3개 권역 분산 배치론이 힘을 얻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동 유치에 나선 광주ㆍ전남 양 시ㆍ도가 아직 최종 후보지를 결정하지 못해 타 지자체와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지자체들 치열한 경쟁 = 정부는 3월 중 나올 연구용역 결과 제시된 세부 평가항목과 평가단 구성, 운영방안 등을 토대로 4월 중 전국 지자체 공모를 거쳐 상반기 안에 첨단의료복합단지 후보지를 선정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단지 조성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확정된 입지선정 기준은 △주거ㆍ교육ㆍ문화ㆍ교통 등 정주여건 △우수 의료연구개발기관과의 집적ㆍ연계 정도 △우수 의료기관의 집적 정도 △첨단의료복합단지의 부지 확보 용이성 △재정ㆍ세제 등 자치단체의 지원내용 △국토균형발전 기여도 등이다.
현재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전에 뛰어든 곳은 광주ㆍ전남과 부산ㆍ울산ㆍ경남, 대구ㆍ경북 등 공동 유치 신청 지역을 비롯해 인천, 대전, 경기, 충북, 강원, 제주 등 9곳에 이른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 선정이 다가오면서 각 지자체의 유치 노력도 뜨거워지고 있다.
부산ㆍ울산ㆍ경남은 지난 20일 첨단의료복합단지를 3개 시ㆍ도의 중심에 위치한 양산에 유치하기로 하고 유치위원회를 출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대구ㆍ경북도 지난해 말 유치위원회 발대식을 갖고 의료업계 대표자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의료계를 비롯한 관련 기관ㆍ단체들의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 3개 권역 분산 배치론 대두 =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놓고 지자체 간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지역 안배를 통한 3개 권역 분산 배치론이 대두되고 있다. 첨단의료복합단지의 3대 핵심 사업인 △신약 △의료기기 △의료서비스 분야를 한 곳에 집적화시키는 것 보다는 지역별 특성에 따라 3곳의 지자체로 분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이는 지역 내 유치 실패에 따른 부담을 줄이려는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상철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최근 "현재 의료기기 분야는 강원(원주), 신약 분야는 충북(오송)에 집중돼 있어 거의 확정적이며 나머지 의료서비스 분야(적십자사ㆍ국립암센터ㆍ혈액원 등)의 호남 유치가 가능한데, 영남에서도 유치에 애를 쓰고 있어 영ㆍ호남에 나누는 방안이 가능하다"고 언급, 3개 권역 분산 배치론에 힘을 실어 줘 정책 변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분산 배치가 가시화될 경우 광주ㆍ전남 공동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양 시ㆍ도는 지역 내 전남대와 조선대병원, 화순 전남대병원, 동신대 한의과대학 등 의료서비스 자원이 풍부하고 광산업과 전자ㆍ금형 등 첨단산업이 발달돼 있어 의료기기산업과 연계 발전이 가능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첨단의료복합단지의 3개 권역 분산 배치가 확정될 경우 낙후지역 배려 차원에서 의료서비스 분야의 광주ㆍ전남 유치 가능성은 높다"고 밝혔다.
● 광주ㆍ전남 후보지 미결정 = 공동 유치에 나선 부산ㆍ울산ㆍ경남과 대구ㆍ경북 등이 각각 양산과 대구를 후보지로 확정하고 정부를 상대로 유치 당위성 홍보를 전개하고 있지만 광주ㆍ전남은 아직까지 최종 입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광주의 경우 사실상 첨단과학산업단지 일원에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한다는 구상을 수립한 반면, 전남도는 화순 등 지역 신약개발단지 및 의료서비스 기관과의 연계를 강조하고 있어서다.
양 시ㆍ도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제안서 용역 결과 및 정부의 입지선정 기준에 따라 최적 후보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후보지를 결정,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유치전을 펼치고 있는 타 지자체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정부의 최종 입지선정 기준에 부합하는 공동 유치 후보지를 물색하기 위해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용역 결과에 따라 광주ㆍ전남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최종 후보지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성원 기자 /전남일보
첨단의료복합단지 = 30년간 5조6000억원이 투입돼 100만㎡ 규모의 글로벌 연구개발단지 조성을 목표로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임상시험센터, 벤처타운 연구기관 등이 들어선다.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유치될 경우 지역 내 고용창출 38만명, 생산유발효과 82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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