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살자이·중국산 유리·GS건설 부채율 등 이어져 브랜드 가치 하락
청약 경쟁률 1.91대 1 불과…‘떴다방’도 없어 계약포기자 속출 걱정
국내 건설 도급순위 5위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가 광주에서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앞서 자이는 검단 신도시 붕괴사고로 ‘순살 자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데 이어 최근 중국제 유리창을 사용하면서 소비자로부터 급격히 신뢰를 잃고 있는데, 광주에서도 올 4월 자이 이름을 단 단지가 처참한 청약 성적을 기록했다.
아무래도 잇따른 부실시공 문제와 급격히 치솟은 GS건설의 부채비율로 지역에서 조차 ‘브랜드 파워’를 잃고 추락하는 모양새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4월16일 1순위 청약에 나선 ‘운암자이포레나 퍼스티체’의 경쟁율은 고작 1.91대 1을 기록했다.
운암자이포레나 퍼스티체 3개 단지는 한화가 1단지, GS가 2·3단지의 시공을 맡았는데, 최근 청약을 마치고 시공사가 열렬히 홍보 중인 최고 경쟁률 32대 1(1순위 기준)은 한화가 짓는 1단지로, GS의 2단지 59㎡A·B타입, 75A·B타입, 3단지 59B, 84B는 미달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을 감안해, 경쟁률이 최소 4대 1은 나와야 한다는 분위기지만, 운암자이포레나는 이에 턱없이 모자랐다.
무엇보다 청약 경쟁률이 낮아, 청약에 당첨됐더라도 계약을 포기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당장 9일 오전께 찾은 운암자이포레나 모델하우스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청약 당첨자 정당계약 마지막날인 이날, 오전 10시부터 11시30분까지 모델하우스를 살펴본 결과, 정당계약 차 이 곳을 찾은 계약자는 10여명에 불과했다. 모델하우스 내부 상담 창구도 한산한 모습으로 외부에서 봤을 땐 영업 중인 곳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였다.
특히나 정당계약 당일 모델하우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른바 ‘떴다방’(이동식중개업소)도 없었다.
계약을 마치고 나온 한 30대 남성은 “계약자가 좀 있을 줄 알고 오전부터 서둘렀는데 모델하우스 안에 대기자는 커녕 한산하다”며 “단지가 인기가 없어 보이는데, 계약하길 잘 한 건지 싶다”며 돌아갔다.
운암자이포레나는 재건축(정비사업) 사업장으로 일반분양에 조합원 세대 수를 더하면 3214세대에 달하는 대규모 단지다.
부동산중개업계도 운암자이포레나가 대단지인 만큼, 거래가 빈번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실은 좀체 수요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찾은 운암자이포레나 공사 부지 인근 공인중개업소도 대다수 개점 휴업상태였다.
한 공인중개사는 “전북에서 활동하다 운암자이포레나 분양 시기에 맞춰 운암동에 사무실을 개설했는데 후회가 된다. 오늘 오전에 계약해야 하는 지를 묻는 청약 당첨자가 있었는데, 아마 계약을 하지 않았을 걸로 보인다”며 “‘북구대장’이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분양가만 ‘대장’인 단지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운암동 주변 공인중개사들은 하나 같이 ▲터무니 없이 비싼 분양가(평당 2300만원) ▲난해한 단지 구조 ▲조합원 일반분양 간 분양가 차이를 꼽았다. 무엇보다 자이 브랜드의 격하를 언급하는 이들이 많았다.
또다른 공인중개사는 “검단 신도시 붕괴사고와 최근 중국산 유리창 사용 등 이제 GS는 광주에서도 큰 인기를 끌기는 어려울 것 같다. 자이는 과거처럼 고급아파트라는 이미지를 갖는 건 어려울 수도 있다”며 “특히나 최근엔 부채비율도 높아 한국건설 사태 등을 보며 선뜻 계약에 나서는 소비자가 없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올 1분기 기준 GS건설의 부채비율은 260.8%다.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부채비율은 통상적으로 200% 미만을 기록해야 양호하다고 평가받는다.
또 검단 신도시 붕괴사고로 인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GS건설의 신용등급을 강등당하기도 했다. 올 2월 나이스신용평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정부로부터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받은 GS건설의 장기신용등급과 전망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강등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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