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5세가 되던 3년 전 기초연금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경험이 있는 A씨는 그 후론 기초연금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지레짐작해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올해 기초연금 지급대상 소득기준이 올랐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뒤늦게 국민연금공단에 신청했더니 자신이 기초연금 수급권자란 사실을 알게 됐다. A씨처럼 기초연금이란 제도는 알지만 수급자 선정방법 등이 복잡한 탓에 한번 탈락하면 받지 못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례가 많다. 기초연금은 누가 받는지, 수급자격을 따지는 소득과 재산은 어떻게 계산하는지 등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었다.
 

꼭 알아야 할 기초연금 A to Z

소득인정액 매년 달라져요

올해 1인가구는 180만원 이하  부부가구, 288만원 이하 적용

직접 안 챙기면 못받아요

자격 아리송하다면 일단 신청 만65세, 생월 1달전부터 가능

Q. 누가 받나?

A. 기초연금이란 고령층(만 65세 이상)의 안정된 노후생활을 보장하고자 소득 하위 70% 이하에 지급되는 연금이다. 물가 인상을 반영해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은 지난해 월 30만원에서 올해는 월 30만7500원으로 상향조정됐다. 올해 기준으로 소득인정액이 월 기준 단독가구 180만원 이하, 부부가구 288만원 이하면 기초연금 수급권자다.

보건복지부는 만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기초연금 수급자의 비중이 70%가 되도록 매년 소득인정액을 산출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1만원(단독가구 기준)이 올랐다. 지난해 소득인정액이 169만원을 초과해 기초연금을 받지 못했더라도 올해 소득인정액이 180만원을 넘지 않으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과거 선정기준에 맞지 않아 탈락한 노인도 해가 바뀌면 기초연금을 받을 자격이 생길 수 있다.


Q. 소득인정액은 어떻게 계산하나?

A.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기준이 되는 소득인정액은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더해 산출한다. 소득평가액은 상시근로소득에서 103만원을 빼고서 30%를 추가공제하고 여기에 기타소득(사업소득·공적이전소득·무료임차소득·재산소득 등)을 더해 계산한다. 일용근로소득·공공일자리소득·자활근로소득은 근로소득으로 산정하지 않는다.

재산의 소득환산액은 부동산·금융재산 등을 다소 복잡한 계산식을 활용해 소득으로 환산한 것이다. 대도시·중소도시·농어촌 등 거주 지역에 따라 최소한의 주거유지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일반재산(토지·건축물 등)에서 공제하고, 금융재산과 나머지 재산(고급 자동차·회원권 등)을 합산해 산출한다.

예를 들어 중소도시에서 혼자 사는 만 65세 B씨가 상시근로소득으로 월 110만원, 국민연금으로 월 35만원을 받는다고 가정해보자. B씨는 시가표준액 5억5000만원인 자가에 거주하고 있으며, 예금 1억5000만원과 대출 2억원이 있다. ‘복지로 누리집(www.bokjiro.go.kr)’에서 모의계산 서비스를 이용해 계산한 B씨의 소득평가액은 40만원, 재산의 소득환산액은 132만원이다. 소득인정액(172만원)이 180만원을 넘지 않으므로 B씨는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Q. 수급자격을 쉽게 알 방법은 없나?

A. 기초연금은 정부가 수급자를 찾아서 주는 게 아니라 수급자격을 갖춘 사람이 신청해야만 받을 수 있다. 신청시기를 놓쳐서 뒤늦게 신청해 수급대상이 되더라도 소급해서 주지 않으므로 본인이 수급권자로 판단되면 일단 신청하는 게 좋다. 신청시기는 만 65세 생일이 속한 달의 1개월 전부터다. 5월24일 생일에 만 65세를 맞는다면 4월1일부터 기초연금을 신청할 수 있으며, 5월분부터 연금을 받는 식이다.

주소지 관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또는 전국 국민연금공단 지사(관할지역 제한 없음)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복지로 누리집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거나 거동이 불편하다면 국민연금공단 콜센터(☎1355)에 문의해 ‘찾아뵙는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수급자격을 쉽게 알고 싶다면 기초연금을 신청할 때 ‘수급희망 이력관리’를 함께 신청하면 된다. 기초연금 선정기준에 맞지 않아 탈락하더라도 5년간 매년 소득·재산을 조사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면 신청하도록 안내하는 제도다.


Q. 새 정부가 들어서면 기초연금이 오른다던데, 국민연금을 납입하는 대신 기초연금을 받는 게 더 유리한가?

A.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시절 기초연금을 1인당 월 4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지난해말 기준 국민연금 월평균 수급액이 55만원6502원인 점을 고려하면 결코 적지 않은 액수다. 게다가 기초연금은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자격요건만 갖추면 받을 수 있는데, 국민연금은 최소가입 기간 120개월(10년)을 채워야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불리한 제도도 있다. 국민연금이 일정액을 넘으면 기초연금을 깎는 ‘연계감액’ 제도다. 국민연금이 기초연금의 1.5배를 넘으면 기초연금이 삭감된다. 올해는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월 30만7500원)의 1.5배인 46만1250원 이상 국민연금을 받으면 기초연금이 깎인다. 국민연금에 가입하느니 기초연금만 받는 게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까닭이다.

다만 기초연금 인상 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윤 당선인이 연금개혁 방향으로 ‘국민연금·기초연금·퇴직연금·주택연금·농지연금을 포함한 총체적 다층 연금개혁’을 제시한 만큼 연금재정 안정과 노인빈곤 개선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계감액 제도가 설계될 당시 국민연금 가입에 따른 순혜택이 기초연금 감액분보다 작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국민연금 장기납입으로 얻는 혜택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함규원·김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