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제시한 ‘100대 문제사업’ 살펴보니 자동차·헬스케어 AI융합 등 포함…광주·전남 주요사업 차질
자유한국당이 광주·전남지역 내년도 핵심 현안 사업들을 ‘100대 문제사업’으로 포함시키면서 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당은 관련 사업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사업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8일 전남도에 따르면 한국당이 당 정책위원회를 통해 작성한 ‘2020 회계연도 예산안 100대 문제사업’에 광주·전남 주요 현안사업이 상당수 포함되면서 예산 확보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당장, 목포에 신설될 예정인 ‘해양경찰 서부정비창’ 신설사업의 경우 내년 사업비로 편성된 81억6900만원 전액을 삭감해야 한다는 게 자유한국당 입장이다.
해경 서부 정비창 건설사업은 오는 2024년까지 2187억원을 투입, 목포신항 항만시설 설치예정부지 내에 5000ｔ급 선박을 수리할 수 있는 도크(1기), 700ｔ급 도크(2기)와 안벽(400m), 부잔교(2기) 등을 설치해 해경 함정 정비소를 구축하는 대단위 국가사업이다.
전남지역은 전국 섬의 65%, 해안선의 45%, 수산물 생산량의 52%를 차지하는 등 해양안전관리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인 만큼 서부 정비창 신설로 서해와 남해, 제주해역 경비정 적기 수리 뿐 아니라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단속, 해양사고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해왔다.
한국당은 그러나 중소·중견 조선소의 경영난을 고려해 해양경찰청이 직접 정비하는 정비창 사업을 취소하고 외부정비로 돌리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며 삭감을 벼르고 있다.
정비창 건설·운영 대신 외부 정비로 전환하게되면 연간 577억원 규모로 중소·중견 조선소를 지원할 수 있으므로 현재 조선소 위기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정책 방향이 될 수 있는 만큼 내년 예산 81억6900만원의 전액 삭감이 필요하다는 게 자유한국당 주장이다.
한국당은 또 광주의 핵심 현안인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집적단지조성(R&D)’ 사업도 삭감 대상으로 꼭 찍었다. 한국당은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로 선정된 사업이라고 하지만 ▲자동차 AI융합(18억) ▲헬스케어 AI융합(31억4300만원) ▲에너지 AI융합(17억2500만원)인 세부 사업 내용을 보면 인공지능이라는 융합기술을 빌미로 타 지역 전략산업까지 연구하겠다는 건 ‘국가균형발전계획’ 취지에 어긋난다고 적시했다.
한국당은 특히 헬스케어 AI융합 연구와 관련, 충북(바이오헬스), 대구(바이오메디컬), 강원(디지털 헬스케어 기기)지역이 전략 산업으로 추진하고 있고 충북과 대구는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한 점, 광주의 ‘뇌기능 상태 예측, 노인성 질환 조기진단’ 등의 세부 연구 내용은 대구의 특화 산업인 점을 들어 전액 삭감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 취업취약계층의 공공고용서비스 접근성 확대를 위해 광주·전남을 비롯, 전국에 중형고용센터(5명 규모) 설치를 확대하려는 고용부 계획에도 관련 법(국민취업지원제도) 국회 통과와 제도 도입 가능성이 불투명한 점, 광역별로 설치된 점을 들어 조직 확장에만 몰두하지 말고 기존 센터의 취업성공률에 대한 관리감독과 취업 연계를 높일 수 있는 방안부터 강구하는 게 우선이라며 관련 예산 삭감 입장을 제시했다.
한국당은 5·18 진상규명위원회 예산도 자신들의 잘못임에도, 위원 구성이 완료되지 않아 정상 활동 시작 시기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예산 증액에 대한 조정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광주의 ‘청년 일경험 드림’, 전남의 ‘마을로 프로젝트’ 등 전국에서 진행되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에 대해서도 ‘대표적인 통계왜곡용 재정일자리 사업’임을 주장하며 삭감을 벼르고 있어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광주시와 전남도가 지역 국회의원들과 적극 소통하면서 현안사업들이 국가 계획과 예산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