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1년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공항으로의 이전·통합, 2025년 KTX 무안공항 경유 등이 확정되면서 무안공항은 연 이용객 230만명 규모로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무안국제공항 전경. <광주일보 자료사진>
오는 2021년이면 광주 민간공항이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통합된다. 연간 50만명대 무안공항 이용객은 230만명대로 5배가량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객이 늘면 그만큼 기반 시설도 확충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KTX(호남고속철) 무안공항 조기 개통, 공항 기반 시설 확충, 공항 연계 관광상품 개발 등 3박자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래야 무안공항이 명실상부한 서남권 허브공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광주공항 이전-KTX 개통 ‘갭’ 줄여야= 무안공항 활성화 토대는 광주 민간공항 이전·통합과 KTX 무안공항 경유다. KTX 무안공항역이 생기면 광주·목포는 물론 전북과 대전·충남까지 무안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무안공항 주력 노선인 중국·일본·동남아를 가려면 인천·청주공항보다 무안공항이 시간·비용면에서 훨씬 절감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KTX 무안공항 개통 이전이 문제다. 광주공항 이전과 KTX 무안공항 경유 노선 개통에는 ‘갭’이 있다. 공항 이전은 오는 2021년인데 비해 KTX 개통은 2025년이다. 이용객들은 4년간 접근성의 불편을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이 갭을 얼마나 줄이는가가 무안공항 활성화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에 따르면 KTX 2단계(광주송정~목포, 77.6㎞) 노선은 진통 끝에 지난해 11월 무안공항을 경유하기로 확정됐다. 2020년 착공해 2025년 완공 목표다. 2단계 가운데 광주송정∼나주 고막원(26.4㎞) 구간은 지난해 1월 착공해 올해 연말 완공 예정이다.
그러나 고막원~무안공항~목포(51.2㎞) 구간은 아직 설계조차 들어가지 못한 상태다.
국토부는 입찰방식을 검토 중이다. 전남도는 사업 추진 속도 등을 고려해 ‘패스트 트랙’ 일괄 입찰 방식을 건의하고 있다. 입찰 방법 심의 후 설계까지는 최소 1년 안팎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패스트 트랙 방식을 적용하면 기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고막원~무안공항(22㎞) 구간과 무안공항~목포(29.3㎞) 구간을 나눠 먼저 고막원~무안공항 구간을 집중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025년 개통에 앞서 고막원~무안공항 구간을 우선 개통하자는 의미다.
당장은 공항 연계 대중교통망을 구축해야 한다. 공항이 통합되면 광주시민은 당분간 무안공항까지 가는 데 버스나 승용차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항버스 노선 연장, 시외버스 운행 등 대중교통망 확충 방안을 마련해 시민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
◇무안공항 기반시설 확충 시급= 무안공항은 일본·중국 등 아시아 각지를 1~5시간 거리 내에 두고 있다. 24시간 운영 공항의 장점을 이용해 심야에 국내 및 아시아 각지의 화물을 무안으로 모아 이른 아침까지 최종 목적지로 보낼 수 있는 물류중계거점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안공항 기반시설 확충이 시급하다. 서남권 허브공항으로의 비상은 활주로 확장에서 시작된다. 저비용항공기(LCC)뿐만 아니라 대형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어야 한다. 글로벌 화물기 기종인 B747-400F, 보잉 777F 등의 운항이 가능하도록 무안공항 활주로를 현재 2800m에서 3200m 이상으로 확장해야 한다. 또 계류장을 현재 9만1000㎡ 크기에서 14만6000㎡로 확장하고, 국제선 수화물 컨베이어벨트를 현재 1기에서 2기로 증설해야 한다.
공항 관계자, 항공 승무원들의 생활공간도 마련돼야 한다. 당장 필요한 시설은 통합 관사다. 관계자들의 기본적인 생활공간이자, 비상 상황 발생시 신속 대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무안공항 활성화 기반 구축 사업비 476억원(활주로 354억원, 수하물처리시설 46억원, 통합관사 76억원)이 필요하다며 내년 실시설계비 20억원의 국비 반영을 요청했다.
◇잠 들지 않는 24시간 국제공항= 무안공항의 강점은 잠들지 않는 24시간 운영 공항이다. 야간에 무안공항을 이용하면 항공기 회전율을 높일 수 있다. 무안공항과 인천공항을 제외한 우리나라 모든 공항은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는 이착륙할 수 없다. 김해·청주·대구공항은 밤 10시께 항공기가 도착하면 그 곳에서 1박을 해야 하지만, 무안공항은 다음날 새벽에 다시 이륙해 주변 동남아 국가를 비행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저비용항공사들에게 인기다.
제주항공은 무안공항을 제3 허브공항으로 삼아 국제노선을 확대하고 있다.일본 오사카, 타이베이, 태국 방콕, 베트남 다낭으로 가는 4개 국제노선 운영에 이어 무안~코타키나발루 노선을 검토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11월부터 무안~기타큐슈 노선에 취항한다. 주7회 매일 무안에서 오후 8시20분 출발해 오후 9시30분 기타큐슈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무안공항에서 정기 국제노선을 운영하는 것은 제주항공에 이어 두번째다.
광주~김포에 취항한 에어필립사도 올해 안에 본사를 무안군으로 옮길 계획이다.
전남도는 인바운드(고객 요구) 가능 지역을 대상으로 노선 개척에 나서고 있다. 전략 대상지로는 일본 도쿄·오사카·후쿠오카, 대만 타이베이·카오슝, 홍콩, 베트남 하노이·호치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몽골 울란바토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도 델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국 난창·항저우·타이위안 등이다.
노선 확대는 이용객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올들어 8월까지 무안공항 이용객은 35만3000여명이다. 이는 지난해 29만8000여명보다 87.5% 증가한 수치다. 특히 국제선 이용객은 같은 기간 10만5000여명에서 20만2000여명으로 2배 가량(91.6%) 급증했다. 국제공항 평균 이용객 증가율이 5.8%인 것과 비교하면 경이로운 증가세다.
공항 연계 관광 콘텐츠 개발도 요구된다. 인천·김해공항과 달리 무안공항의 지리적 특징은 주변에 섬관광 콘텐츠가 풍부하다는 점이다. 바다가 로망인 중국 내륙 관광객을 공략하기 좋은 소재다. 도깨비, 구르미 그린 달빛, 보보경심, 사랑의 온도 등 한류드라마 전남지역 촬영지를 연계한 여행상품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
특히, 흑산공항이 개항되면 무안공항은 거점공항으로 역할을 통해 연계노선 확보가 가능해져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