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도로·철도·항공 등 SOC(사회간접자본)는 낙후됐다.
전남 도로는 좁고 구불구불하지만 지역 경계를 넘어 경남에 진입하면 넓고 쭉 뻗어있다. 철로도 경상구간은 복선 전철인데 반해 전라구간은 단선 일반철이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오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문제가 SOC의 영호남 격차다. 이는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과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도 동의할 정도다. 이들 두 당선인과 김영록 전남지사 당선인은 지방선거 과정에서 남해안벨트 사업을 합의했다.
◇남해안철도 건설로 U자형 철도망 완결= 남해안벨트 사업은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와 연계돼 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전국을 U자형으로 연결하는 철도망 구축이다. 동해안축과 서해안축은 이미 개통됐고, 남해안축만 남았다.
남해안은 수려한 자연환경과 다양한 역사·문화 자원을 갖췄으며, 조선해양·철강·석유화학 등 기간산업 집적지이기도 하다. 남해안권역을 시베리아·유럽까지 닿게 하는 핵심 인프라가 남해안철도다.
남해안철도는 목포(임성리)에서 부산까지 남해안을 연결하는 길이 336㎞ 철로다. 부산~순천구간 208.5㎞는 이미 복선 전철화가 이뤄졌고, 진주~광양구간은 복선이지만 전철화는 이뤄지지 않아 현재 설계 중이다. 하지만 보성~목포구간 82.5㎞는 일반철로 건설 중이며 오는 2020년 완공 목표다.
이 구간은 2002년 첫 삽을 떴지만 정권의 입맛에 따라 공사 진행과 중단을 반복하다 16년이 지난 현재 겨우 38%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대표적 호남차별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사에 탄력을 보이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김영록 전남지사 당선인은 이 구간의 공사가 이미 늦어진 만큼 일반철이 아닌 고속전철로 변경 추진해 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김 당선인은 “목포~부산 간 철도 소요시간을 2시30분으로 앞당겨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려면 순천~목포 간 고속전철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과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도 고속전철화에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경남~전남을 오가는데 전남권에서 병목현상이 발생, 철도가 제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밖에 남해안철도와 연결되는 경전선(광주송정~순천) 전철화 사업, 전라선(익산~여수) 고속철도 건설, 서울~제주 고속철도 건설 등 미래 신성장축 형성을 위한 철도망 구축이 시급하다.
◇철새에 발목 잡힌 흑산공항= 흑산공항은 흑산도주민과 전남도민의 숙원 사업이다. 주민들은 응급구호와 교통불편 해소를 갈망하고, 전남도는 관광 활성화와 서남해 영토 수호 및 자원 관리 등을 이유로 공항 건설을 역설하고 있다.
흑산공항은 2021년 개항을 목표로, 신안군 흑산면 예리 일원 68만3000㎡에 1.2㎞ 활주로를 갖춰 50인승 이하 소형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소형 공항이다. 사업비는 1833억원이 소요된다.
하지만 흑산공항 건설은 철새에 발목이 잡혀 1년7개월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국토부는 지난 2016년 11월 흑산공항 건설을 위한 국립공원계획 변경을 국립공원위에 제출했지만 심의에서 ‘철새 보호대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류 판정됐다. 이에 국토부는 2017년 7월 보완계획서를 제출했지만, 국립공원위는 ‘항공기 조류 출동 가능성에 대비한 방지대책 등을 강구하라’며 재보완을 요구했다. 국토부는 지난 2월 전문가 자문과 의견 수렴을 거쳐 세번째 변경안을 제출, 심의를 기다리는 중이다.
흑산공항이 개항하면 서울에서 흑산도까지 7시간 이상 소요되는 이동시간이 1시간대로 단축돼 섬 주민과 관광객 통행 불편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김 당선인은 “전남 서남권 발전과도 밀접한 관련 있는 문제인 만큼 계획 기간인 2021년 12월에 준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정부 부처에도 지속해서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끝>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
